[심리] 자녀와의 관계,부모의 말투에서 시작된다

봄이 깊던 어느날 저녘,초등학교 6학년 여학생이 아파트 옥상에서 뛰어내렸다.비극적인 선택을 하기 직전 이 학생은 유서를 남겼다.

도대체 무슨 일일까?매번 수학을 100점 맞던 이 학생,교내 수학경시대회에서 88점을 받았다.그러고는 집에 오자마자 유서를 쓰고,옥상므로 올라가 생을 마감했다.

나중에 알고보니 88점은 전교 1등에 해당하는 점수였다.

과연 이런 일이 일어날수 있을까 싶지만 안타깝게도 실제로 있었던 일이고 지금도 나,그리고 여러분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믿기 힘든,아니 믿기 싫은 이야기다.나는 이 이야기를 듣고 자살이라는 끔찍한 결과 이상으로 10대 초반의 여학생이 유서를 썼다는 사실 자체에 더 놀랐다.삶이 얼마나 무겁게 느껴지고 심리적 압박감이 얼마나 컸으면 그 꽃다운 나이에 유서 쓸 생각을 다 했을까 싶다.

우리의 아이들은 열살을 넘어서면서 아이가 아니라 어른의 초임,어쩌면 '이미 어른'의 문턱에 이른다.

이 시기의 우리 자녀들은 혹시라도 여전히 아이 취급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반성해야 한다.

그리고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라면 미국의 시인인 월리스 스티븐슨(Wallace Stevence)의 "아들의 삶은 아버지의 삶에 대한 처벌이다"라는 글귀를 떠올리며 아이의 삶에 내가 어떤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지 곰곰히 생각해봐야 한다고 생각이 되네요.

미뤄서도 망설여서도 안되는 때가 이미 턱밑까지 다가왔다.부모가 어떻게 자녀를 대하는가에 따라 사춘기의 풍경은 180도 달라진다.그리고 그 이후의 부모-자식 관계도 이때에 달려 있다.

사춘기 자녀에게 상처 주지 않고

상처 받지 않고 '진짜 대화'하는 법

부모의 삶으로부터 우리의 자녀가 '처벌'이 아닌 '보답'을 받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있다.

바로 부모의 좋은 말투다.언젠가 사춘기에 접어든 첫째가 엄마와 하는 대화를 엿듣게 되었다.

엄마의 말을 막으며 첫째는 말했다.

"엄마랑 나는 다르잖아요."

맞다. 사춘기 아이의 생각이 더구나  엄마 아빠와 다르다.

부모의 생각과 다른 아이들을 우리 부모들은'같다'고 생각한다.같지 않으면 '틀리다'고 말한다.

부모와 아이가 분명 '다름'에도 불구하고 부모가 아이에 대해 '같음'을 강요하는 말투를 사용하면 부모-아이의 관계는 멀어질수밖에 없다.

부모의 말투에서 모든것이 시작된다.

'중학교 2학년'정도는 되어야 사춘기라고 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초등학교 3학년도 사춘기라고들 한다.하지만 단순히 나이 혹은 신체적 변화를 기준으로 사춘기를 판단한다면 이는 지극히 단순한 생각이다.아이의 정신적,심리적 변화에 무관심하면 예상하지 못한 비극의 주인공이 우리 혹은 우리의 자녀일지도 모른다.

관심이 지나쳐도 문제다.아이의 심리적 변화를 억압하려는 말투에 익숙한 부모는 차라리 무관심한게 나을지도 모르겠다.그 말투가 아이에게 돌이킬수 없는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신체적 변화만큼이나 아이가 심리적으로 어떠한 변화를 맞이하고 있는가를 반드시 관찰하고 그에 맞는 적절한 말투를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시기다.

언젠가 중년이 된 한 여성이 과거 자신의 사춘기때의 행복했던 순간을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자녀를 위한 이 정도의 말투,우리 부모들이 충분히 할수 있다.부모들이 갈등과 방황속에서 성숙해지려고 애쓰는 우리 아이들을 응원하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은 행복감을 얻는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그리고 표현해주자.부모의 말투가 달라지는 것 하나만으로도 '아이의 끝,어른의 초임'에서 있는 자녀가 성장할수 있도록 도와주는 큰 힘이 된다.

그러니 아이와 부모의 평생관계를 좌우하는 이 시기를 절대로 놓치지 말자.사랑스러운 자녀가 자신만의 올바른 정체성을 찾아나갈수 있도록,멋진 자존감을 잃지 않도록 돕고 위로하며 격려하는 부모가 되는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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